생각과 위로가 되는 *시/2시집『등』54 근심/전상순 근심 / 전상순 양 팽손은 봄풀 향기로운 저녁 들길에 지는 해도 함께 느릿느릿 했건만, 이 몸은 성미는 급하고 상처는 누구보다도 잘 받으니 사방에 풀은 말라 향기가 없고 빨리 내달리는 길엔 먼지가 일으니 이 일을 어찌할까. 시집 [등] 중에서 2009. 9. 15. 구름에 관한 시/전상순 구름 / 전상순 힘들어도 공장은 가동되고 북극성은 그 자리에 있지 때가 돼야 오는 너, 젖은 몸 안고 어딜 돌아다녔는지 알 수 없으나 나, 다른 곳으로 가기 전에 네 가슴에 비 다 받아주고 싶다. 시집 [등] 중에서 2009. 8. 29. 생일에 관한 시/전상순 나를 위해 / 전상순 주름지고 말라도 다시 피는 꽃 되고파 빨간 옷 한 벌 구했어요 오늘은 내 생일 고생하는 나를 위해 샀어요 그는 아직 멀리 있고 해마다 맡는 꽃향기도 도착하지 않고 하늘도 말이 없어 섭섭했지요 그가 오면 옷 산 일 시치미 떼고 여름날에 설산雪山 하나 지녔었다 귀띔해 줘야겠어요 나뭇가지 위를 보세요 이날만큼은 비둘기도 두리번거리고 있지 않나요? 시집 [등] 중에서 2009. 8. 21. 세상에 줄 것 하나 세상에 줄 것 하나 / 전상순 어금지금한 모습이 좋아 나란히 걷고 나란히 달립니다 가다 보니 열매가 알이 차 충분히 익은 나이인데도 기다림은 밤을 지나는 족제비가 물고갔는지 제 장소에 떨어지지 않고 있네요 신앙이 일치하지 않아, 발걸음 옮기지 않음에 대신 미사 참석을 합니다 세.. 2009. 8. 17. 부자/전상순 부자 / 전상순 아무도 모르게 시 한 편 꼭꼭 숨겨놓고 산다 열 받을 때 온도 유지시켜 주는 제2의 사랑처럼 둘만 통하는 전화가 울리면 달려가 입가에 눈에 불나도록 날마다 들여다보며 흐뭇해하는 그 한 편을 간직함으로써 부자가 된 기분 시인만이 아는 일이다 정치가가 지배력 강화를 위해 투쟁하듯.. 2009. 8. 14. 이전 1 ··· 5 6 7 8 9 10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