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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상순시인의 블로그-문학(시,동시)과 자연이 함께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

천년의 사랑16

어떤 힘/전상순 어떤 힘 / 전상순 조금만 돌아다녀도 실신하다시피 하는 약한 영혼에 비밀한 씨앗 하나 영원의 힘을 일으키는 비타민으로 자리한다 목을 타고 내려와 가냘픈 팔다리 근육으로 흐릿한 동공에 생기로 들어와서는 실험 같았던 어느 生을 마감시키고 환희에 싹을 돋게 하니 어제는 차반 위 소탈한 찻잔 속으로, 오늘은 놋그릇도 닦는 광선 같은 번쩍임으로 내려 또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눈 감으면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일 지치지 않는 그 무엇이 되어 장애물 없는 기쁨의 날개를 달리게 하고 마는. 2009. 8. 13.
천년의 사랑2 천년의 사랑 / 전상순 그대와의 만남은 생애 가장 큰 환희였습니다 기쁨에 눈물 나는 감격이었습니다 살얼음 얼듯이 내 마음 꽁꽁 묶이게 하는 그대여 햇살처럼 따스하게 불을 붙이는 그대여, 그대 앞에서만은 자존심 다 버릴 수 있으니 그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천 년 그대를 내 가슴에서 결.. 2009. 4. 10.
기다림에 관한 시/전상순 등꽃 / 전상순 조록조록 내리는 빗방울 사이로 보이는 꽃송이 당신 이름을 등꽃이라 하지 않겠습니다 그을음 같은 기다림 다 빨아들이며 등을 더 밝히는 도구 등갓이라 부르겠습니다 속마음 대 안에 심으신 어머니 아버지를 붙들어 휘감고 싶었을까 자주 집 비운 아버지를 대신해 여러 일에 에너지를 쏟으신 그러고도 모자라, 낮시간 지나는 면 사람들 한 번쯤은 다 머물게 한 찻간이라 불리던 우리 집 마루며 방 그 위에 마련된 음식 나는 사람들과 마추치는 일이 어색해 등나무 뒤로 얼굴 감추고 안부가 궁금하여 들린 고향 집 세월에 고분고분함은 나무껍질을 닮았어도 아버지는 여전히 칠십 어머니의 유일하신 왕 다 풀어주어 오히려 묶는 꽃 틈새로 마당에 세워진 자동차가 어디론가 또 환하게 나갑니다. 2009. 3. 25.
가을이 다 지나간다니/전상순 가을이 다 지나간다니 / 전상순 지진에도 강할 것 같은 대나무 길을 실안개 헤치고 한참 걸었습니다 걷다 보니 어느덧 가을의 끄트머리 감성을 먹고사는 가을의 신神이여, 올가을이 다 지나간다니 왜 이리 서운할까요 붉게 타는 편지 한 통도, 가을비에 눈물 한 방울 떨어뜨려 보지도 못.. 2009. 3. 19.
금낭화/전상순 금낭화 / 전상순 강한 힘에 쉽게 주눅 들어 그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수모와 그늘에 죽어버리는 나약한 금낭화가 되지는 마라 떡잎의 희생으로 피어난 5월 주렁주렁한 복주머니 허사로 돌리지는 마라 양지바른 곳에서나 응달진 곳에서나 두루뭉술 잘 참아 끝내 자랑스러운 금꽃이 되어 다오. 2009.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