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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상순시인의 블로그-문학(시,동시)과 자연이 함께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

생각과 위로가 되는 *시/1시집『천년의 사랑』119

천년의 사랑/전상순 천년의 사랑 / 전상순 천년을 사랑한대도 아깝지 않은 사람이 있다 천년이 지나도 끈을 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어제와 오늘 내일이 다를 수 없는 반복되는 사랑이 있다 언제 어디서든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걱정인 사람이 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비춰지는 신부 같은 사람이 있다 벅차오르는 사랑의 시詩가 되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되어 내 곁에 있다 지상에서든 천상에서든 늘 같이 살고 싶은 네가 있다. 2009. 11. 13.
솜다리 솜다리 / 전상순 갈증을 잘 느껴 솜털 많이 지닌 솜다리 스스로 억압과 외면의 아픔에 솜털 들고 깊은 산 설악에 숨어 버렸다 보드랍고도 내성적인 에델바이스의 정해진 운명인가 조금은 불안하게 시린 흰 꽃잎 내밀며 낯선 곳에서 또다시 생을 시작한다 여린 꽃이여 그곳에서나마 원없이 맘 편히 환.. 2009. 11. 10.
가을이 다 지나간다니/전상순 가을이 다 지나간다니 / 전상순 지진에도 강할 것 같은 대나무 길을 실안개 헤치고 한참 걸었습니다 걷다 보니 어느덧 가을의 끄트머리 감성을 먹고사는 가을의 신神이여, 올가을이 다 지나간다니 왜 이리 서운할까요 붉게 타는 편지 한 통도, 가을비에 눈물 한 방울 떨어뜨려 보지도 못했는데 가을이 가려 하네요 통나무로 만든 멋스런 길도 가을도 타보지 못했는데 벌써 입동 준비 서둘러야 하니 더 깊은 곳으로 바삐 갈 걸음 멈추고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만남 없는 약속에 맨송한 옷장에 그대로 있을 옷가지 꺼내어 가족과 혹은 혼자서 눈과 눈썹 거리만큼 가까운 목석초화木石草花 어우러진 곳에라도 가서 햇무리 받아야겠어요 마음 구석구석 다 녹여 온몸 따스하다 전해 줄게요 잘한 일이라 전해 줄게요. 2009. 10. 22.
동행/전상순 동행 / 전상순 대지는 하늘에 있는 모든 것들을 다 떠받치고도 묵묵하다 어느 날인가 당신이 별빛 달빛 같은 고요와 아주 불안히 천둥 번개 치는 공포 내 모든 소리를 조용히 다 포용했을 때 더 없는 우정으로 내가 다시 당신의 대지가 되어 예정 없던 가난과 병고, 실연 같은 파리함으로 항구에 머무는 당신을 끌어올려 당신을 가벼이 이고서 같이 삶의 붉은 카펫 위를 걷고자 하니 우리의 동행길은 나목이 되도록 따듯하리라. 2009. 10. 8.
침묵의 빛/전상순 침묵의 빛 / 전상순 눈이 밝아 구석구석 다 보이니 세상사 알고도 모르는 척 눈감아 주는 어둠 내린 들에 밤새도록 환한 백간白簡을 펼치는 일일화日日花 상야등 지쳐 잠든 초목이 깨어나는 새벽까지 깨끗이 입 다물고 있다 당신도 당신의 침묵에 한 영혼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너그러움을 품은 적 있는가. 2009. 1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