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전상순시인의 블로그-문학(시,동시)과 자연이 함께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

생각과 위로가 되는 *시/2시집『등』54

암탉을 위하여 암탉을 위하여 / 전상순 볕 좋은 태평한 날 흙을 파 온몸에 물인 듯 끼얹는 수탉은 식성도 좋아라 곳곳에 널린 식물을 뜯어 먹고 간단한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니 솜씨 없는 암탉은 걱정 없겠네. 시집 [등] 중에서 2009. 10. 6.
근신/전상순 근신 / 전상순 너를 잉태하기 전 화창함이 아침 같았으나 이후 오랫동안 겨울이었고 봄을 향한 마음이 급해 고단함은 내 몫이었다 지금은 구월 은인을 만나, 너는 굳은 몸 일으켜 꼼지락거리니 사소한 결실에도 꽃 중의 신선, 해당화가 되어 다른 이에게도 둥근 열매 선사하고 싶었건만 그것은 착각임.. 2009. 9. 26.
과수원에 도달하기/전상순 과수원에 도달하기 / 전상순 까마귀가 검다 해서 가까이 가 사정을 들어보니 이해가 되었다 파도가 크게 일어 빨리 멈추길 기도했더니 기다리라, 파도는 파도대로 받아들이라 했다 당신만 바라보고 입만 벌리고 있으면 되냐고 물었더니 애쓰지 않고 은총만을 바라면 도둑이라 했다 차라리 입 다물라 .. 2009. 9. 19.
꽃과 꽃받침/전상순 꽃과 꽃받침 / 전상순 김밥 싼 보자기 들고 곱게 단장한 얼굴을 보니 오늘 또 중국 간 신랑이 오나 보다 용의 턱밑에 있는 비늘을 건드리면 죽임을 당하듯 기다림이 그것 같아 손잡을 데 없는 많은 밤 무서웠을 것이다 깊은 산 잎들은 같이 살아도 울근불근 아직도 메마른데 사이좋은 그들은 색깔 같은 .. 2009. 9. 18.
회양목 회양목 / 전상순 마음 마당에 관상식물을 심는다 속 눈길 한참 너에게 머물러 보니 좌뜬 생각, 거센 바람에도 흔들림없이 빳빳한 키 작은 네 몸에서 나오는 기상에 격랑激浪을 일삼던 마음도 평온을 찾는다 내게 아무런 요구 없고 나 또한 수고 바라지 않으니 마주하는 두 잎처럼 너와 마주서면 푸른 .. 2009.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