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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상순시인의 블로그-문학(시,동시)과 자연이 함께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

생각과 위로가 되는 *시/2시집『등』54

사계절 내내/전상순 사계절 내내 전상순 온갖 무늬가 새겨진 찻잔이 세상살이라면 거기에 다시 맑은 물을 붓고 소박한 찻잎을 띄우겠습니다 눈 한 번 감으면 거친 듯 갈라진 잎의 손마디 손바닥 보듯 훤한 행로, 찻잎이 우러나고 또 눈 한 번 감으면 파릇한 향이 덩굴처럼 감겨올 것 같습니다 방안에 온기는 있으나 마음속.. 2009. 8. 5.
옮겨심기/전상순 옮겨심기 / 전상순 따뜻한 거실에는 해충이 없는 대신 익충도 없어 밭에서 흙 뿌리째 뽑아온 토마토는 키가 빨리 자라 어른 키를 훌쩍 넘기도 하지만 쉽게 시들기도 한다 나도 하늘로부터 와서 땅에 발을 딛고 사니 어느 경지에 도달한 이후 목이 말랐다 그래서 늘 부르고 있던 원래 주인께로 다시 옮.. 2009. 7. 27.
백합으로/전상순 백합으로 / 전상순 꽃이여, 네가 예뻐 가까이 두었더니 실망이 찾아왔고 멀리 두었더니 그만 너를 잊고 말았다 사람이여, 우리도 알맞은 거리를 두자 적당한 시야에서 서로 동화되는 그런 사이가 되어도 좋지 않나 흠 같은 뉘가 붙어 있지 않을 수야 없겠지만 겉물 흘려보내고 남는 쌀같이 그대로 씻기.. 2009. 6. 24.
너/전상순 너 / 전상순 너는 축축히 가슴에 내리는 비고 아프게 부는 바람이고 불안스레 울리는 심장의 번뇌이고 아름답도록 붉게 퍼지는 저녁노을이고 맘껏 쳐다볼 수 있는 하늘이고 기분 좋게 뜰에 서 있는 나무이고 손닿는 거리의 방에 딸린 창문이고 사랑스런 음악이고 행복하게 날리는 꽃향기이고 깊은 마.. 2009. 6. 23.
제 집 놔두고/전상순 제 집 놔두고 / 전상순 젊었을 땐 모발 짙은 듯하더니 나이 먹을수록 광채 나는 이마에 힘이 더 생기니 어찌 된 일인지 이제 남은 머리카락 한 올마저 다 뽑혀 더욱 가벼워져 있을 그래서 공중도 평지라 하늘로 단숨에 뛰는 저 달 말이야 제 집 놔두고 어찌나 돌아다니는지 하기야, 넓고 부드럽고 밝은 .. 2009.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