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순106 부부에 관한 시/전상순 사랑 / 전상순 짐승도 겁먹으면 어딘가에 꼬인 꼬리를 풀어 안도감 얻고 싶어하듯 살아온 파리한 날들 위에 초조함을 혼자 달랠 수 없어 꽃인 나는 줄기 당신에게 달라붙습니다 해太陽 약해진 하늘에 노을 하나 보태지고 목 축이던 이슬도 소멸하다 못해 고단한 몸을 허공에 누이는 전부 깜깜해지는 밤에도 둘 아닌 둘이서 행복하고 싶습니다 보세요 다 받아주는 당신으로 인해 깊은 곳 절로 자라는 들국화처럼 절로 자란 마음 어느새 산과 숲을 이루었습니다. 2008. 12. 2. 모교 사랑[詩소개] 피아노 소리 / 전상순 교실 안에 태어나 처음 대하는 피아노가 한 대 있었고 얼굴 기억 없는 누군가 엘리제를 누르면 피아노 가까이 모여드는 지남철 같은 발소리와 사람들 속 현을 치며 지나는 흑과 백의 철철 넘치는 감성적 하모니에 꽃줄기처럼 쏙 올라온 고개, 피부도 호흡을 하며 주인공 혼을 부.. 2008. 10. 10. 가을이 다 지나간다니/전상순 가을이 다 지나간다니 / 전 상순 지진에도 강할 것 같은 대나무 길을 실안개 헤치고 한참 걸었습니다 걷다 보니 어느덧 가을의 끄트머리 감성을 먹고사는 가을의 신神이여, 올가을이 다 지나간다니 왜 이리 서운할까요 붉게 타는 편지 한 통도, 가을비에 눈물 한 방울 떨어뜨려 보지도 못.. 2008. 10. 4. 침묵의 빛/전상순 침묵의 빛 / 전상순 눈이 밝아 구석구석 다 보이니 세상사 알고도 모르는 척 눈감아 주는 어둠 내린 들에 밤새도록 환한 백간白簡을 펼치는 일일화日日花 상야등 지쳐 잠든 초목이 깨어나는 새벽까지 깨끗이 입 다물고 있다 당신도 당신의 침묵에 한 영혼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너그러움을 품은 적 있.. 2008. 9. 6. 여름이 다 가도록/전상순 여름이 다 가도록 / 전상순 그냥 지나치면 하강을 거스를 고개 하얀 강물에 흘려보내고파 마을과 마을 사이를 잇는 다리를 지나며 나무 사이로 청록 지붕을 보며 성호경 긋는다 뜨거운 거품에도 설죽은 피라미떼 물살 차고 올라와 반복되는 자질구레한 이야기 들으려 가교 위에 지느러미 접는다 차야 .. 2008. 6. 30.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