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물 흘려보내고 남는 쌀같이
백합으로 / 전상순
꽃이여,
네가 예뻐 가까이 두었더니
실망이 찾아왔고
멀리 두었더니
그만 너를 잊고 말았다
사람이여,
우리도 알맞은 거리를 두자
적당한 시야에서 서로 동화되는
그런 사이가 되어도 좋지 않나
흠 같은 뉘가 붙어 있지 않을 수야 없겠지만
그대로 씻기어 하얘지자
바람도 하늘가지에 달린 채
투명하게 피어
살짝 다가와 코끝으로 향기를 날리고 있다.
시집 [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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