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꽃받침 / 전상순
김밥 싼 보자기 들고 곱게 단장한 얼굴을 보니
오늘 또 중국 간 신랑이 오나 보다
용의 턱밑에 있는 비늘을 건드리면
죽임을 당하듯
기다림이 그것 같아
손잡을 데 없는 많은 밤
무서웠을 것이다
깊은 산 잎들은 같이 살아도 울근불근
아직도 메마른데
사이좋은 그들은 색깔 같은 등피화 같아
꽃인 숙이씨, 먼저 봄을 풀어
꽃받침 품에 안길 모양이다
부쩍 늘어진 말투를 보니
이번엔 오래도록 그럴 모양이다.
시집 [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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