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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상순시인의 블로그-문학(시,동시)과 자연이 함께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

전상순106

바다그림/전상순 바다 그림 / 전상순 눈目을 그렸지 쌍꺼풀은 떠오르는 태양이고 흰자위는 물 표면이며 동공은 태양의 그림자 눈물은 잔잔히 반짝이는 물결 속눈썹은 태양빛이라네 거기다 눈 밑 점 하나와 눈썹을 그었더니 갯바위와 멀리 있는 산이 되었네 시력 0.8 이하 안경을 껴야지 눈을 크게 뜨고 보니 D호텔 둥근 창 밖으로 보이는 바다 풍경이라네. 2018. 7. 18.
설 가까이/전상순 설 가까이 / 전상순 그립다 하니 숨지 못하고 보고 싶다 하니 친구 새털구름이라도 내보내고 이마 고랑 패도록 바라만 봐도 좋다 하니 조금만 스쳐도 환한 빛 띠는 저 대지 위 해 하나 떠 있다 한파를 피해 움푹 팬 논에서 친구 동네로 설 떡 하러 간 엄마 오기를 기다리던 겨울이어도 봄 .. 2018. 1. 26.
내가 간 곳/전상순 내가 간 곳 / 전상순 내가 간 곳은 꽃과 곡식이 풍성한 고향집 차분한 아침 벼와 산이 안개를 끌어안고 마을까지 내려온 곳 냇가에 물고기들 위 아래로 몰려다니고 나는 작은 뜰채를 들고 물고기를 따라 움직였네 물고기는 한 마리도 잡지 못했어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소소한 추억들이 음악처럼 따라왔네 그 추억들을 내 안에 꽁꽁 가두었네 자물쇠로 잠갔네 추억이 향기처럼 퍼져 내 마음 안에서 이리저리 쏘다니도록. [시적치료-더 큰 아름다움] 중에서 2017. 11. 2.
웃음에 관한 시/전상순 조팝꽃 / 전상순 천둥같이 피었다 번개같이 지더라도 웃음을 참을 수 없어 밥풀을 내뿜고 있는 저 꽃, 젊음의 아름다움이 저러할까! 시집 [서라벌문예 제25호] 2017. 10. 19.
낡은 것에 대한 향수/전상순 낡은 것에 대한 향수 / 전상순 설거지통이 오래전에 금이 갔다 조금만 낡으면 새것으로 금세 바꾸는 세상에 돌연변이처럼 보이는 낡은 통, 엄마 생각이 났다 무엇 하나 허투루 버리지 않고, 당신은 뼛속까지 비어도 타인을 풍족하게 하는 분 매 순간 최선을 다하시는, 올곧고 당당하며 지고지순한 사람이다 엄마를 떠올리면 조르주 퐁피두 전 프랑스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에 남긴 한 줄의 말이 생각난다 '나는 사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이도 맞지 않고 쪼개진 가위, 새 가위로 바꿔 드리면 또 딴 데 쓰는 분이다 육신이 닳아 더는 일을 못 하게 되었을 때조차 보통 사람 이상으로 움직이는 분 플라스틱과 플라스틱이 맞서서 버티다 결국 어긋나, 설거지통에 물이 샌다 담수湛水가 깨진 틈새로 줄줄 떨어지니, .. 2015. 1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