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양목 / 전상순
마음 마당에 관상식물을 심는다
속 눈길 한참 너에게 머물러 보니
좌뜬 생각, 거센 바람에도 흔들림없이 빳빳한
키 작은 네 몸에서 나오는 기상에
격랑激浪을 일삼던 마음도
평온을 찾는다
내게 아무런 요구 없고
나 또한 수고 바라지 않으니
마주하는 두 잎처럼 너와 마주서면
푸른 꽃 피니
어느새 마음의 정원은 온통
주궁패궐 같기만 하구나
세월에 줄어들 것만 같은 행복,
모종삽 모지랑이 되도록 사계절
너를 본받아
남은 생을 보충해야지
삶이 고달프다 하여
마음이 자유로울 수 있다 하여
아무 영혼이나 심을 수 없으니
가려서 너를 심는다.
시집 [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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