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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상순시인의 블로그-문학(시,동시)과 자연이 함께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
생각과 위로가 되는 *시/2시집『등』

추석에 관한 시/전상순

by ♧관리자 2008. 9. 11.

    한가위 이날은 / 전상순
    창공 집을 향해 뽀르르 쫓아가는
    빨간 치마 입은 날개 달린 것과
    담장 위에 앉은 까치 부부
    감나무 사이로 선물 안고 오는 사람들
    저마다 나누고 만나는 즐거움이 가득하다네
    짐승 뿔이야 대개 수컷에게만 나지만
    이날은,
    남녀노소 동식물 무생물 구분없이
    뾰족한 부분도 달처럼 부드럽고 밝아져
    마음 가득히 찰 것이라네
    일생을 흙 속에서 지내던 신발도
    깨끗하게 단장하여
    인사 받으신다네
    들에서 산속에서 두문불출하던 곡식도
    빵긋
    빈틈을 보이고
    내내 공부에 인스턴트 음식에 갇혀 지내던 도시 아이들도
    사방으로 조이던 끈 풀리어
    볼홍시처럼
    웃음 세차게 터질 것이라네.
      시집 [등]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