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에 / 전상순 볼 색깔이 더욱 창백해지면 무서우니 화장火葬하지 말고 바보처럼 어수룩하게 살았으니 절대 시신 기증도 하지 말고 그대로 곱게 눕혀주오 자조自照해 보건데 사랑 많이 받았으나 착한 껍질에 갇혀 즐길 줄 모르고 살아 어리석은 죄 죽어도 마땅하나 자정향 꽃을 좋아하고 그나마 자연 속 음식점 가기를 기뻐하며 사소한 낙숫물에도 얼룩지니, 억울한 일도 다 묻고 실실 웃을 수 있게 마지막까지 눈 질끈 감고 따뜻이 대해 주오 편히 잠들게 해 주오 내의內衣는 절대 훔쳐보지 말고 그대로 태워 주시오 그리고 내내 죽어서도 놓지 못할 저리저리한 마음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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