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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상순시인의 블로그-문학(시,동시)과 자연이 함께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

생각과 위로가 되는 *시/시집<마음>이 된 신작시2011. 12. 10~28

가지꽃처럼 살아도/전상순 가지꽃처럼 살아도 / 전상순 가지꽃이 죽은 듯 하다 열매를 맺고 죽은 듯 하다 결실을 보이네 가지꽃이 제 능력보다 더 평범하게 평범함보다 더 평범하게 좋은 나무였음을 보여주네 사람도 속 꿈틀거림 하는 사람 있다 어둔한 날 새까만 구름 밑에 들어가 조용히 지내기를 즐기는 사람 가지꽃처럼 살아도 구름이 빛에 물들 때를 기다려 따라나오면 평범함 너머로 그 사람 향기 점점 가득해지네. 시집 [문학의 뜨락 6집] 2013. 12. 28.
생명/전상순 생명 / 전상순 마른 갈대, 비 같은 나무, 눈 내리는 밤, 같이 마시는 차, 이런 것들이 우리와 함께 너를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마음 하나가 나무 한 그루라면 너를 생각하는 마음은 숲이야 맑고 따스한 날과도 같은 얼굴 마음을 흡족게 하는 모습 이러니 네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알 수 있지 .. 2013. 2. 4.
눈에 관한 시/전상순 눈 온 밤길 / 전상순 성당으로 향할 땐 두터운 백설기가 깔린 길을 걸었는데 돌아오는 길엔 어느새 눈이 돌떡처럼 길바닥색으로 변해 있다 가로등을 벗 삼은 눈 녹은 나뭇가지는 전구를 총총 단듯 착각을 불러일으켜 위를 유심히 바라보게 된다 미끄럽고 위험한 길을 걸으며 아름다움을 지닌 이 길에 감탄한다 눈길이든 어떠한 길이든 중심만 잘 잡으면, 안 넘어지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을 조금 불편하다고 미리 겁먹고 부담을 가지는 시간들이여, 끝내 행할 길이여, 달빛처럼 별빛처럼 눈빛처럼 빛나라. 시집 2013. 1. 27.
돌에 관한 시/전상순 돌멩이 / 전상순 바위의 무게를 벗고 흙먼지의 가벼움을 벗었다 몹시 버거운 날엔 인자가 아님을 자처해 구르고 푸른 풀잎 한 조각도 짐인양 이고 가는 개미한테 등이 길이 되어 제 몸 내어주네 너는 길 위에서 네가 되고자 하는 것을 이루었다 그러나, 얼마만의 행함이 천국문을 열 수 있는지는 모른다. 시집 2012. 10. 16.
(노인에 관한 시)달밤에/전상순 달밤에 / 전상순 달밤에 노인이 걷고 있다 노인 집에 기르던 닭도 눈 부비며 일어나, 야단법석을 부리기 시작한다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주인이 몰래 달걀을 훔치러 가고 있는 중 달은 닭한테 이내, "난, 네 알이 아니다" 몸(D)으로 달세뇨 지시를 내린다 네 보금자리로 돌아가 푹 자라고 노인은 뒷짐지고 걷고 있다. * 달세뇨(D.S): 세뇨 표시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라는 의미 시집 -서라벌문예 제21호- 2012.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