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 전상순 너는 축축히 가슴에 내리는 비고 아프게 부는 바람이고 불안스레 울리는 심장의 번뇌이고 아름답도록 붉게 퍼지는 저녁노을이고 맘껏 쳐다볼 수 있는 하늘이고 기분 좋게 뜰에 서 있는 나무이고 손닿는 거리의 방에 딸린 창문이고 사랑스런 음악이고 행복하게 날리는 꽃향기이고 깊은 마음의 호수이고 빼기 싫은 손에 끼워진 묵주반지이고 습관처럼 늘 마시는 커피이고 나를 미치게 하는 너는 중독된 집착이기에, 무딘 마음으로 조금은 덜 사랑하는 척해야만 될 안개 걷히면 선명해질 풍경이리라. 시집 [등] 중에서
'생각과 위로가 되는 *시 > 2시집『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옮겨심기/전상순 (0) | 2009.07.27 |
---|---|
백합으로/전상순 (0) | 2009.06.24 |
제 집 놔두고/전상순 (0) | 2009.05.19 |
받은 자의 노래/전상순 (0) | 2009.05.08 |
조용히 살고 싶네 (0) | 2009.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