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자의 노래 / 전상순 풀잎에 매달려 이슬을 받아먹고 지나치게 아름다운 아침 태양빛을 받다 보니 받는 것이 버릇이 되었네 한나절이 되어 게으른 발을 떼니 흔들리는 걸음에 이슬은 간데없고 호박잎 올라온 지붕 위 햇볕은 뜨겁기만 하다 이 몸도 양심이 있는지라 얌체 마음 고쳐먹으려 다짐했건만 오랜만에 간 제삿날처럼 밤이 되어도, 은인인지도 모르고 있을 구원병이 되어준 이들은 보이질 않네 작물이야 한 곳에 다 심지 않겠지만 병실을 나와서도 눈雪 맞던 지난날, 마음마저 얼어 지면 솟구칠 때 온기로 땅 고르게 한 고마운 마음은 심중에 모두 심으리라 이만하면 충분하니 이제는 내가 그대들 가는 길에 봉선화 꽃물처럼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을 축복을 봉헌합니다. 시집 [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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