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속으로 / 전상순 혈육도 아닌데 남의 슬픔이 내 슬픔이 되는 날 있다 분명 무슨 일 있었나 보다 꿈에서 보는 기찻길 겨울빛 남루한 사람 하나 너무 슬픈 얼굴을 하고 있다 내 등 뒤에도 벼랑이 버티고 있다 진심인지 아닌지, 큰일이 일어나도 햇볕은 힘차고 시인은 끊임없이 글을 쓰고 별은 벌써 하늘에 올라 강물결을 이루어 한 영혼에게 건너라 부르고 있다 그 밖에는 아무것도 모른다 가을이 아니어도, 누군가의 가슴 나뭇잎에 큰 구멍이 났다는 것과 나도 변하고 너도 변해도 결코 변할 수 없는 사랑 하나 벌레가 아니었으니 종교를 넘어 결코 멸망하지는 않을, 목숨 같았던 영혼 하나 그 안에서 살아 박혀 들어앉는다는 것. 시집 [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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