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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상순시인의 블로그-문학(시,동시)과 자연이 함께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
생각과 위로가 되는 *시/1시집『천년의 사랑』

바퀴통/전상순

by ♧관리자 2008.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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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퀴통 / 전상순

     



    석탄 채굴에도
    탄굴 다 망가지지 않도록 보존하기 위해
    몽땅 채굴하지 않는 법칙이 있듯,
    내가 끊임없이 굴러가면
    누군가도 힘을 받아 계속 따라 움직이고
    내가 멈추면
    타성도 제 형태로 다시 돌아가 휴식에 드는
    우주의 모든 굴렁통은 관성을 지녔으니
    오늘 바람 빠진 타이어로
    향수를 그리며 땅바닥에 머리 닿아
    잠시 평온한 시공간에 고백과 항복을 내려놓는다



    지금은 인적 대신
    산새와 안개가 나무 정수리 밟고
    자주 튀어오르는 소학산, 그 아래
    일생 일구어온 전답 가까이 이주한
    넓은 마당 모퉁이
    아버지 차가 서 있다



    무극한 사랑, 아버지는 우리들의 중심이어서
    그 축을 기준으로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는
    자석처럼 몰려든다.
    아니, 마음은 바퀴살처럼 그곳에 연결되어
    늘 꼭 붙어 있다



    그러나 누구도 부담 주지 않든, 주든
    이런 고향 외의 세상은 다소 부담이라
    가끔은 도주를 꿈꾸며 속력을 내어
    아무 데도 얽매이지 않고 끈적하고도 더러운 곳도
    가 보고 싶고
    맘껏 소리치는 일도 동경하고 싶지만
    지나온 거리만큼
    미덕처럼 수녀복 집게 되는 것을 보면
    주행과 멈춤 속을 꿰뚫는
    일상의 바퀴 굴리는 엔진 같은 신성의 눈과
    바퀴통 같은 근본이
    체면처럼 따라다녔음을, 그것이 내 중심을
    잡고 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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