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노 / 전상순 네 작은 신음에도 꽃처럼 엉겨 이룬 창가의 서리처럼 속 시리지만 닳아서 낮은 층계만큼이라도 더 건강해질 때면 이렇게 들뜨는 걸 영원을 두고 네 둘레를 지킨들 어떠리 늘 반복되는 둘이 떨어져선 걷지 못하는 기약 없는 길이지만 기력의 지층이 풍화되고 파란 핏줄이 집게손가락 끝까지 차오르지 않는 한 천지에 가득 찬 사랑의 기운을 끌어다 변함없이 너에게 줄게 벤 줄기에서 다시 돋아나는 싹처럼 일상을 움트게 하는 사랑스런 얼굴 내 마지막 날까지 가까이 마주할 수 있다면 저승에서 천국의 사람이 되더라도 금세에선 기쁜 고뇌에 갇힌 속세 사람이 되어도 좋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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