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 / 전상순
송사리가 먹는 시냇물은
산속에서 오래 이어져 내려온 물
종교를 가리지 않고 엄마는
사람들에게 잘해줬다
가여워서일까,
박복한 무당으로
누런 한복을 겹겹이 껴입고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아주머니한테도
여러 번 먹을 것과 잠자리를 마련해 줬다
아주머니는 전기 충격기대신
바늘을 늘 지니고 다녔는데
어느 날 도시에서 그 아주머니와 마주치자
반갑다며 덥석 내 손을 붙잡고
뾰족한 것 아닌
꾸깃한 오천 원을 꼭 쥐어주었다
사람 마음도 사과도
자꾸 만지면 물러진다네.
시집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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