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세상 / 전상순
돌멩이에 부딪히는 물
휘감아 돌다 흐른다
흘러가는 것은 끈을 놓는다는 것
내가 안개로 빠져나가는 물이 되기도
화석처럼 제자리를 지키는 돌이기도
해체한다는 것은 그간의 시간을 놓는 일
팔월 아침 매미 소리로
주요한 구월에 앞서 내는 단기간의 소리가 되어야 하는
얼음이 되는 말, 얼음이 되는 일
애벌레로 다시 태어나서는 안 되는.
시집 [오늘에야 알았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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