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나 보다 / 전상순
현상은 분명 겨울인데
많은 것들이 나쁜 반응을 피하고
엉뚱한 것을 비치고 있다
사람은 변하고
떠나보냄이 못내 아쉬워 속으로 우는 얼음 아래로
물고기들 속닥이고 있다
텃밭에 드러누운 기브스Gips를 한 고양이
벌떡 일어나
식육점으로 가속 페달이 고장 난듯이 달리고
돌 틈 밑에 눌린 냉이는
햇볕이 좋아 간질간질 머리 비듬 일으키며
구원의 손을 뻗는다
또 모퉁이 깨진 조각은 어떤가
속 보이지 않아도 그의 속을 알 것도 같은데
엉뚱한 데로 화제를 돌려
기분 좋게 웃는다
모든 것은 회복되길 열망하고
잿빛보다는 좋은 마음을 드러내는 걸 보니
봄님이 오시나 보다.
시집 [오늘에야 알았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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