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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상순시인의 블로그-문학(시,동시)과 자연이 함께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
생각과 위로가 되는 *시/1시집『천년의 사랑』

잠적/전상순

by ♧관리자 2007. 10. 17.
    잠적 / 전상순 흐물거리는 해삼 같은 몸 큰 노력으로 조그마한 기술 터득에도 결실 주렁 수확한 듯 춤추는 불편한 이들을 본다 사람을 많이도 가리는 어중간한 행자라 불리는 바람 지날 때마다 그림자처럼 재활센터 구멍 속으로 늘 살짝 훔쳐만 보시더니 여름 고요히 다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는 이의 생각지 못한 토끼 뿔 같은 안부를 묻는데 단단한 반죽은 물이라도 섞어 부드럽게 만들 수 있어도 물렁물렁한 것은 그대로 쉽게 세우지 못해 잘하려 해도 발 모양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그냥 해도 엉망인 것이다 이래저래 맘대로 잘 안 되는 몸 소문에, 하체 힘 기른답시고 두 다리 오므리고 그대로 앉았다 일어났다 뼈대 다지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항아리처럼 생긴 꽃턱 안에서 끊임없이 피고 있을 도무지 보이지 않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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