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8월 13일 토요일 오늘의 묵상
마르타 할머니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한평생 일하며 가난하게 사시다가 류머티즘이 심해져서 걷지 못하고 장애인이 되신 할머니입니다. 한 평도 안 되는 방에서 하루 종일 앉아서 기도만 하며 지내셨습니다. 요즘은 앉아 있는 것마저 어려워 누워 계셔야만 합니다. 통증 때문에 묵주도 드실 수 없어 겨우 손가락으로 묵주 기도를 바치고 계십니다. 사는 것이 지옥 아닌 지옥 같은 고통스러운 시간일 텐데, 그 할머니는 여전히 천진한 어린이처럼 맑고 밝습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면 다시 어린이처럼 단순해지기 시작합니다. 육체적 기력도 약해져서 일을 할 수도 없고 기억력도 떨어져서 모든 것을 단순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노인이 되면 어린이가 자주 삐지듯이 작은 일에도 섭섭해지기 일쑤입니다. 이렇게 단순해지는 것은 나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어떻게 단순해지느냐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 볼 일입니다.
젊어서 받은 상처가 치유되지 않아서 분노만 남아 있는 사람도 있고, 젊어서 욕심만 채우며 살다가 나이가 들어서도 탐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을 끊임없이 비우고 기도하면서 산 사람들은 천진한 어린이처럼 다시 해맑아지고 노년이 아름답습니다. 바로 고통 속에서 누워만 계시지만 기도가 자신의 소명이 되어 사시는 마르타 할머니의 경우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나이가 들어 우리가 단순해지는 이유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입니다. 해맑고 순수한 어린이처럼 단순해져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우리 삶에 맑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만 남게 하고 나머지는 자꾸자꾸 비워 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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