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전상순시인의 블로그-문학(시,동시)과 자연이 함께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
더보기/자유게시판

신록에 관한 시/전상순

by ♧관리자 2010. 6. 1.
    
    초록 앞에서 / 전상순 
    이끼 헤치며
    봄물에 슬며시 나오는 물방개 
    갇혔던 맑은 물, 방파제 골 사이로 앞다투어 흐르는 광경에 
    깜짝 놀라 물살 따라 덩달아 뛰고
    들판엔 초록여신이, 누구든 쉴 수 있는 
    겨우내 비축해둔 푸른 기운을 
    한꺼번에 밖으로 내보낸다
    나도 
    어린싹 앞에 해의 바람결에 
    너덜한 부스러기 깎아
    뭉긋한 성질의 능선을 걸어
    순수 앞에 유순함 앞에 나아가야지
    늘 엄살로 버티던 일상에
    푸른 살대를 붙여
    쓰러져가던 몸체가 바로 서는 일
    살찌는 상상
    갠 날로
    이승에 살아있다는 시늉만 내어도 
    종종걸음으로 따라오는 온풍이 있어
    목숨의 불멸을 노래할 수 있다네. 
    시집 [등] 중에서
    

'더보기 > 자유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 풍경  (0) 2010.06.29
기도시/전상순  (0) 2010.06.01
오월의 시/전상순  (0) 2010.05.10
난초에 관한 시/전상순  (0) 2010.03.26
인연에 관한 시/전상순  (0) 2010.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