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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상순시인의 블로그-문학(시,동시)과 자연이 함께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
생각과 위로가 되는 *시/2시집『등』

돌아간다는 거

by ♧관리자 2010. 2. 19.

 

돌아간다는 거 / 전상순

 

 

몸 없는 바람도

세상의 사랑하는 이들 곁으로 소리없이 왔다가

머물만큼 있고는 본 모습대로 돌아가는데,

고개 시동 걸린 경운기처럼 가만히 있지 못하는

떨떨이아저씨

하루도 제정신인 적 없던 아주머니와 수십 년을 부부로 지내더니

병으로 아내 먼저 떠나자

딸 둘 딸린 새사람과 다시 결혼해 산다더니

그만 아저씨마저 죽고 말았다고

미친 여보랑 평생 일구어놓은 전답은 굴러오신 분 것이 되어

원주인 자주 앉던 평상에

편하신 복장이 배 두드리며 다리 걸치고 있으니

주인 바뀌었다는 것만 알았지

어디로 간지도 아무것도 모르는 집채가

허망하여 곧 무너질 듯 봄을 잡고 

영산가令山歌(인생의 덧없음을 한탄)를 부르고 있네.

 

 

 

 시집 [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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