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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상순시인의 블로그-문학(시,동시)과 자연이 함께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
생각과 위로가 되는 *시/1시집『천년의 사랑』

기다림에 관한 시/전상순

by ♧관리자 2009. 3. 25.

등꽃 / 전상순

 

조록조록 내리는

빗방울 사이로 보이는 꽃송이

당신 이름을 등꽃이라 하지 않겠습니다

그을음 같은 기다림 다 빨아들이며

등을 더 밝히는 도구

등갓이라 부르겠습니다

 

속마음 대 안에 심으신 어머니

아버지를 붙들어 휘감고 싶었을까

자주 집 비운 아버지를 대신해

여러 일에 에너지를 쏟으신

그러고도 모자라, 낮시간

지나는 면 사람들 한 번쯤은 다 머물게 한

찻간이라 불리던 우리 집

마루며 방 그 위에 마련된 음식

나는 사람들과 마추치는 일이 어색해

등나무 뒤로 얼굴 감추고

 

안부가 궁금하여 들린 고향 집

세월에 고분고분함은 나무껍질을 닮았어도

아버지는 여전히

칠십 어머니의 유일하신 왕

다 풀어주어 오히려 묶는 꽃 틈새로

마당에 세워진 자동차가

어디론가 또 환하게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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