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 전상순
한적하고 수월한 길 박차고 나온 어느 날부턴가
날마다 또 다른 길 위를 뒹굴며
조각나는 돌
네가 아프지 않을 때도 분주했고
지금도 흐르는 물결에 달빛 비치듯
여전하다
내 멍은 아랑곳 않고
여기저기서 까슬까슬한 나뭇결
고마움도 모른 채
자기네 상처 어루만져 달라고 안달이다
이젠 북주기가 되어 주는 길을 돌아
편한 길을 택하겠노라고 다짐해 봐도
내 발은 어쩌지 못하는 지남철이다
네가 그 길을 꼭 지나야 하기에
얼마가 될지 모를
너를 둘러싼 나무껍질 같은 인연에도
스스로 길들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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