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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상순시인의 블로그-문학(시,동시)과 자연이 함께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
생각과 위로가 되는 *시/1시집『천년의 사랑』

장승 만드는 새

by ♧관리자 2007. 9. 27.
    장승 만드는 새 / 전상순 발톱 차례로 뭉그러지는 홀로새 한 마리 도시 건물 꼭대기에도 제대로 앉아 보지 못하고 풋풋한 푸르름마저 쓸쓸히 흔들리는 어느 허름한 시골 골짜기에 내려 장승이나 만들며 비와 눌러앉아 얘기하네 아프니 아내도 떠나고 새 애인도 발가락 하나씩 결딴나듯 떨어져 나간 지 오래 오늘도 비와 절룩거리며 마을 입구, 시골길 곳곳에 혼을 새겨 박아두려 한다 어찌하여 상처 받은 것은 구석에 있는지 땅 가까운 곳에 사는지 달근달근한 삶은 아니었어도 대로가 아니어도 끝은 좋아야지 어차피 버티기 힘들다면 무엇이든 많이 만들어라 많이 만들어라 많은 그물코에 물고기가 쉽게 걸리듯 언젠가는 행복이 걸릴 날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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