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위로가 되는 *시/5시집 『마음』21 휴식시간/전상순 휴식시간 / 전상순 너무 힘들어서 혀가 길어진 그림자는 제일 늙지 않는 코 같은 건물 기둥 밑으로 몸을 이끌고 들어갑니다 사람들도 따라 들어갑니다. 시집 [마음] 한국가을문학 5호 2024. 6. 14. 어머니에 관한 시/전상순 낡은 것에 대한 향수 / 전상순 설거지통이 오래전에 금이 갔다 조금만 낡으면 새것으로 금세 바꾸는 세상에 돌연변이처럼 보이는 낡은 통, 엄마 생각이 났다 무엇 하나 허투루 버리지 않고, 당신은 뼛속까지 비어도 타인을 풍족하게 하는 분 매 순간 최선을 다하시는, 올곧고 당당하며 지고지순한 사람이다 엄마를 떠올리면 조르주 퐁피두 전 프랑스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에 남긴 한 줄의 말이 생각난다 '나는 사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이도 맞지 않고 쪼개진 가위, 새 가위로 바꿔 드리면 또 딴 데 쓰는 분이다 육신이 닳아 더는 일을 못 하게 되었을 때조차 보통 사람 이상으로 움직이는 분 플라스틱과 플라스틱이 맞서서 버티다 결국 어긋나, 설거지통에 물이 샌다 담수湛水가 깨진 틈새로 줄줄 떨어지니, .. 2024. 5. 28. 감사에 관한 시/전상순 바퀴 선반 / 전상순 직접 다 들지 않으니 살 것 같다 주방과 거실 사이 그리 멀지 않음에도 저녁이면, 음식을 실어 나른다 내 팔은 한결 가벼워지고 어둠만큼 탁자가 적당히 무거워지면 그제서야 하루의 피로를 푼다 직접 다 하지 않으니 마음도 넉넉해지고 세상이 돌아간다 이처럼 수고를 들어주는 모든 것들에 고맙다 지금 내가 편하다면 나를 대신해 누군가 짐을 들어주기 때문. 시집 2024. 5. 17.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법/전상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법/전상순 얘야, 하루를 규칙적으로 생활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하느님을 잊지 않고 몸과 주변을 청결이 하고 재밌고 행복한 일을 찾고 계획한 일을 해내고 이 생활이 반복된다면, 하루가 이틀이 되고 한 달이 일 년이 되고 모여 일생이 되지 얘야, 매일 규칙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면 세상을 무리없이 살아갈 수 있단다. 시집 2024. 4. 23. 공존/전상순 공존 / 전상순 달 가니 해가 뜨고 해 지니 별이 반짝입니다 자연의 순리 같아도, 눈에 띄지 않아도 각자 제 나름대로 활동하며 서로 공존할 뿐입니다 누가 자릴 옮겼다고 걱정하지 않아요 그냥 잘 지내시길 바랄 뿐이죠. 시집 2024. 3. 30.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