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7월 20일 수요일 오늘의 묵상
농사짓는 사람이 가장 많은 노력을 쏟는 것이 ‘김매기’라고 합니다. ‘김’은 ‘기음’의 준말로 잡초의 순우리말입니다. 농부들이 하루 종일 지겹도록 잡초와 씨름하며 김매기를 해도, 며칠만 지나면 어디서 풀씨들이 날아 왔는지 풀이 파랗게 다시 돋아나 있습니다. 그래서 밭에 난 풀만 보아도 그 밭의 주인이 부지런한지 게으른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고해성사 때마다 똑같은 죄를 고백하는 것도 같습니다. 밭의 김매기를 하듯 고해성사를 통해 죄를 씻어 내도, 시간이 지나면 또 똑같은 죄를 짓습니다. 마음 밭에 온갖 엉겅퀴와 잡초가 돋아나듯 우리 본성에 이미 뿌리내린 갖가지 죄들이 계속해서 돋아나기 때문이지요. 게으른 사람은 마음 밭에 엉겅퀴가 가득히 돋아나 늘 혼란스럽습니다.
성품이 좋고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라고 해서 죄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토양이 좋으면 곡식이 잘 자라지만, 잡초도 또한 잘 자랍니다. 이렇듯 착하고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 사람일수록 더 큰 죄의 유혹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늘 마음을 살피고 김매기를 하지 않으면 마음 안에 온갖 잡초들이 좋아라하고 더 무성하게 자라게 됩니다.
한편 농부에게 가장 큰 적은 게으름입니다. 영성 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자신을 갈고 닦는 데 조금만 소홀하고 게을러도 우리 마음은 금방 가시덤불이 됩니다. 제때에 비를 내리시고 햇볕을 주시는 분은 주님이시지만, 부지런한 농부처럼 마음 밭을 가꾸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지금 마음 밭에 주님의 곡식이 잘 자라고 있는지요? 그렇지 않으면 어서 김매기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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