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자 / 전상순
이리저리 기웃대는 사람은
만족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리로 가면 행복을 만날까
저리로 가면 기쁨을 잡을까 하지만
삶은 내 맘대로 뽑기가 아니다
표적을 향해 조준해도 겨우 맞출까 말까 한
현실문제인 것이다
누구라도, 방랑을 반복하는 사이
눈물은 고이고
어둑어둑한 버캐를 버리지 않는 한
맑은 시내와 친구가 될 수 없을 테지만
떳떳한지를 살펴,
천 군데를 둘러보다 보면
맞는 곳 한 군데는 분명 있으리라.
시집 [오늘에야 알았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