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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상순시인의 블로그-문학(시,동시)과 자연이 함께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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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별/제2회 서라벌문학상

by ♧관리자 2008. 12. 21.
    도시별 / 전상순
    열매를 먹을 땐 
    꽃받침을 떼고 먹어야 하는 거 당신도 알지요? 
    당신 몸에서 빛을 발해야 
    나같이 길눈 어두운 사람도 
    맘 놓고 밤길 다닐 수 있는데 
    요즘 당신 차림이 왜 그다지 윤택하지 않은지요 
    좀체 벗겨지지 않는 너절한 외투 속에서 
    은둔하는 당신이라는 암성暗星, 
    콘크리트 인공 연못 위 
    이웃 달도 
    덩달아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산도 뚫을 열기와 
    탁한 대기가 부어 있는, 
    그곳이 집중된 별들의 터미널 
    종착점이 아니길 바라는지 
    넉걷이에 팔을 걷어부치는 어느 양심가는 
    못 쓰는 덩굴 걷어치우듯 
    점점이 밝은 빛을 기다리며 
    암암暗暗함을 부추기는 집안 곳곳 
    전기면도기, 드라이기를 분리수거하고 있습니다 
    내일 밤길엔 
    늘 길가에 대기중인 당신 제자(가로등) 대신 
    당신이 길을 밝혀줄까요. 
     
     -제2회 서라벌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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