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손길 / 전상순
장미향 나는 오월이 코앞에 왔다
연일 계속되는 빗방울에
새들새들한 대지,
태양 일어나 내리쬐면
구름도 들 만큼 단단해진 근육
색 다르다 다투는 풀, 꽃도
하늘 아래 있기는 매한가지라
더 짙은 향을 띄우리라
나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었던가
어루만짐이 되었던가
그 일치점 이루려면
평생을 달려도 모자랄 텐데
친절히 대하지 못해 고백성사 보고 오던 어느 날
상대로부터 늘 고맙게 생각한다는
뜻밖의 말을 들었던 일처럼
황송한 은혜가 또 주어질까
온전한 그 손길은 되지 못하더라도
묵묵히 그곳을 향해 가는
길라잡이 닮을 수 있는 조짐은
꽃밭과 꽃밭 사이
골과 골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편안함을 먹고 여무는
낙낙한 빛,
파종하는 일로 시작되리라.
'더보기 > 자유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심의 개구리밥 (0) | 2011.05.05 |
---|---|
오월 장미 (0) | 2011.05.01 |
비 오는 날/전상순 (0) | 2011.04.26 |
부활을 축하합니다 (0) | 2011.04.24 |
거룩함 따라/전상순 (0) | 2011.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