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4월 27일 수요일 오늘의 묵상
제가 40일 동안 이냐시오 피정을 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피정을 거의 끝맺음할 무렵, 저는 주님 부활의 복음들을 관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부활하신 주님을 깊이 깨닫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좀처럼 저의 마음을 열어 주시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절망에 빠져 마무리 시간을 포기하다시피 하면서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의 복음 말씀을 관상하게 되었습니다.
관상을 시작하면서 엠마오로 함께 걸어갈 동료를 찾으려고 이 사람 저 사람 떠올려 보았지만 마땅히 마음에 와 닿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함께 길을 걷자고 나서는 이가 있었습니다. 그분은 바로 저에게 피정 지도를 하고 있는 신부님이셨습니다. 저의 관상 기도 속에서 그분과 저는 복음 속의 제자가 되어 엠마오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엠마오에 도착할 때까지 부활하신 주님께서 도무지 나타나시지 않았습니다.
결국 엠마오에 도착해서 주님 없이 둘이서 빵을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지요? 함께 빵을 나누던 신부님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예수님께서 앉아서 저에게 빵을 건네주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너무나도 놀라고 감격스러워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피정 내내 그토록 찾던 주님께서 바로 저의 영적 지도 신부님과 함께 저를 이끌고 계셨던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이렇게 우리 인생길의 동반자 안에서 엠마오 여정을 재현해 주십니다. 내가 절망에 빠져 시름에 젖어들 때 부활하신 주님께서 나의 이웃을 통하여 다가오십니다. 주님께서는 또한 내 삶을 빌려 또 누군가에게 부활하신 주님으로 다가가십니다. 그러니 우리 인생길에서 만난 사람, 그 누구도 소홀히 대해서는 안 됩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이렇게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 안에 현존하시기 때문입니다.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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