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 전상순
헤진 겨울바람
한가로운 벤치 위
따사로운 햇살로
온몸을 기워 단장하고
그 아래
물새떼 봄에 겨워 물살을 치면
물결도 떨리어
쫓아다니네
연한 물살 속
잠자던 아가미 지느러미
봄 소식 기다린 듯
기쁨에 펄떡이고
봄볕에
윤기나게 가무잡잡해지는 밤은
막 꽃술 터뜨린
춘색이 좋아
늦도록 돌아다니는데
사계절 정성 쏟은
이제 물오를만도 한
생각 많은 구상나무 여전한 빛깔에
속마음 몰라
답 기다리는 키 작은 아지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