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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에 관한 시/전상순

♧관리자 2025. 3. 20. 08:51

춘분 / 전상순

길이가 같은
흰 치마, 까만 윗옷을 입고
텃밭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

아니, 따스한 바람 살짝 불어올 때
이미 시작했지

고라니 물 먹으러 산에서 내려왔다가
가물치한테 안 잡아먹히려 펄쩍 뛰고
새들이 날며 고함지를 때
춘분이 다가왔음을 알았어

아이고 변덕스러워라
어제는 눈이 왔지만,
오늘은 구름이 가루처럼 흩어지고
환한 봄 냄새 펑펑 쏟아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