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매일미사 2월 18일 화요일 오늘의 묵상
누룩은 지금은 매우 작고 감추어져 있지만 나중에 큰 효과를 내는 어떤 것의 비유입니다. 작은 밀가루 반죽 속에 숨어 그 반죽을 서서히 부풀려 커다란 빵을 만드는 효모처럼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바리사이들과 헤로데의 누룩은 그들이 각각 대표하는 악, 곧 위선과 교만, 권력욕과 포악함 등으로, 그것들이 제자들 안에도 감추어 있지는 않는지 살피도록 경고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예수님 말씀의 깊은 뜻을 알아듣지 못하고 외적인 차원에서만 빵을 이야기합니다. 배 안에 빵이 하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걱정에 붙들려서 누룩의 의미도, 조금 전에 목격한 사건 곧 예수님께서 수천 명을 먹이신 빵의 기적의 의미도 알아듣지 못합니다. 자기들에게 빵이 없다고 여전히 수군거리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빵의 기적을 설명하시며, “너희는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마르 8,21) 하십니다.
영성 생활에서는 일어난 일의 외적이고 일차적인 뜻보다는 숨은 의미, 영적인 의미를 알아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제자들에게는 빵 하나로 충분하였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오신 생명의 빵이신 분을 배 안에 모시고 있었으니까요.
노아는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것을 후회하실 만큼 죄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던 세대의 누룩이었습니다. 우리도 저마다 또는 공동체로서 가끔 불의와 악이 지배하는 듯 보이는 우리 세대의 누룩이 되어야겠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우리 안에 바리사이들과 헤로데의 누룩이 감추어 있지는 않는지 살펴보고 없애 버려야 합니다.
-국춘심 방그라시아 수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