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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만나며

♧관리자 2019. 12. 1. 13:30


겨울을 만나며 / 전상순               

가을은 더웠지만
감사했다


덥수룩했던 가지
치렁한 잎들도 내보내고
가뿐히 걸음을 옮긴다

가을 내내
불편한 잎사귀를 어설프게나마 주물렀으니
후회는 없다

하여, 기차를 탄다

흰 꽃송이가 날린다


이제 너무 아름다운 것은
보지 않기로 했건만
감성은 또 차창 밖처럼 달리고

달에게는 달무리가 있듯
어디서든
아픈 너에게는 내가 있다는 걸

너와 잠시 떨어져 여행하는 시간
해 질주하는 이 계절에
마음만은 유조留鳥되어 전한다.

 


*유조(留鳥)-텃새. 이동하지 않고 연중 같은 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