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2015. 11. 30. 09:47

 

현재는 과거에게 / 전상순

 

 

그곳에 가보면 아무것도 없다

봄산에 가면 눈雪이 없고

강 속을 보면 산 그림자만 비칠 뿐

산은 없다

 

그곳에 가면

때 지난 것은 보일 듯 말듯

추억의 자갈을 떨군 채

강물 따라 떠내려간다

 

걸어온 길은

그리움의 서곡을 울리며

찻잔에 지문 하나 남기고 가는 나그네

 

현재는 과거에게

끊임없이 조그만 은덕을 베풀 뿐

그리움마저 책임지진 않는다.

 

 

[시적치료 더 큰 아름다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