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2014. 5. 16. 18:21

 

매일미사 5월 16일 금요일 오늘의묵상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예수님의 이 당부와 함께 요한 복음 14장이 시작됩니다.

 우리는 이 구절이 27절에서 다시 반복되는 것을 봅니다.

이 말씀에는 제자들에 대한 예수님의 깊은

 위로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산란해지다'라고 번역된 그리스 말의 동사

'타라소'는 십자가의 길 앞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마음의 동요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은 제자들이,

 또 우리가 다가올 고난에 대하여

 단지 마음의 평정심을 잃지

말라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어떠한

'삶의 풍파에도 잃지 않는 부동심과 초

연한 자세를 인격의 잣대이자

덕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두려움과 감정의 동요가 없는 것을

한 인간의 고귀함을 드러낸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마음의 수양을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이어지는 구절에 예수님 당부의

참뜻이 담겨 있습니다.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믿음을 굳건히 하는 것이야말로

당신께서 떠나시는 길에서

제자들에게 간곡히

당부하시는 내용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세상의

모든 위협과 유혹에도 마음이

산란해지지 않고 믿음을

 굳건하게 하는 데 우리가

끊임없이 기억해야 할 약속을 주십니다.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주님께서 가시는 것은 하느님 아버지의 집에

우리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두렵고 불안한 마음을 이기고

신앙 안에 굳건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아버지의 집은 사랑의 집입니다.

 그 사랑의 집에 머무는 사람은 인간의

부족함과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고

기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 제 아버지가 선종하였을 때

어머니는 묘비명에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라는 이 구절을 넣어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가끔 아버지의 묘소를 찾을 때마다

이 말씀을 보면서 지상의 삶이나

천상의 삶에서 우리가 믿고 의지할

약속이 무엇인지를 거듭 깨닫습니다.

주님의 이 약속을 기억할 때마다 산란한

 이 세상에서 문득 잔잔한 평화와 위로를 느낍니다.

오묘한 이치나 도를 깨닫는 '득도'가 아니라

 주님께 믿음을 두는 것,

바로 이것이 우리 신앙인의 길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