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매일미사 7월 30일 화요일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밀밭의 가라지 비유를 풀이해 주십니다. 밀은 하늘 나라의 자녀요, 가라지는 악한 자의 자녀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악한 자의 자녀를 세상 종말에 심판하신다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심판하시다가는 밀도 함께 뽑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가라지는 밀밭에 자라는 억센 잡초를 가리킵니다. 실제로 가라지는 밀과 너무도 흡사하기 때문에 경험 많은 농부들도 분간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자라나면 밀과는 엄연히 달라서 아이라도 분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밀과 가라지가 서로 분간할 수 없을 만큼 흡사하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통하여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이들에게 ‘저 사람은 가라지야.’, ‘저 사람은 밀이야.’ 하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신학교에 입학하면 많은 신입생이 처음에는 ‘어떻게 저런 애가 신학교에 들어왔을까?’ 하는 생각을 서로서로 갖게 됩니다. 온종일 함께 지내다 보니 서로 실망하는 부분이 많은 것입니다. 그러다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신도 그 사람들처럼 많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또한 각자가 자신의 부족함에도 하느님의 부르심에 제대로 응답하고자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며 서로 존중하게 됩니다. 곧 처음에는 사제가 되기에 합당하지 않은 ‘가라지’라고 서로 비판하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부족한 자신을 ‘밀’로 바꾸어 주시는 하느님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살아가다 보면 ‘가라지’라고 비판하고 싶은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판단을 보류합시다. 그 대신 농부이신 하느님께서 모든 이를 밀로 성장시켜 주신다는 점을 믿고 그분께 맡기도록 합시다.
-한재호 루카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