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2월 5일 수요일 오늘의 묵상
오늘 제1독서에서 다윗은 이스라엘 백성의 인구 조사를 시행하는데, 성경은 이것이 하느님께 죄가 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벌로 온 이스라엘에는 흑사병이 창궐합니다. 현대인들이야 당연히 ‘인구 조사가 무슨 죄인가?’ 하는 의문을 갖지만 구약의 배경에서 이러한 행동은 사실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주님께서는 모세에게 “네가 이스라엘 자손들의 수를 세어 인구 조사를 실시할 때, 사람마다 자기 목숨 값으로 주님에게 속전을 바쳐야 한다.”(탈출 30,12) 하고 이르십니다. 이로써 주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 한 사람 한 사람이 오직 당신께 속해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하십니다.
그 당시의 인구 조사는 일차적으로 군사적 전략과 관계가 있었습니다. 백성을 군사 조직에 남김없이 편성하고 그렇게 조직된 군대를 자신의 힘과 소유라고 여기는 것이 그 시대 임금들의 기본적 태도였습니다. 그러나 시편에 “이들은 병거를, 저들은 기마를 믿지만, 우리는 우리 하느님이신 주님의 이름을 부르네.”(20〔19〕,8)라는 대목이 나오듯, 성경은 이렇게 사람의 힘과 군사력에 의존하는 것은 주님을 잊는 불신앙의 표현이며 유혹에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다윗은 인구 조사의 행위로 주님이 아닌 사람의 힘에 의지하는 ‘실천적인’ 불신앙의 죄를 저질렀다고 하겠습니다. 아마도 이스라엘 백성의 많은 사람이 주님께서 함께하신다는 믿음보다는 정치적 수완을 통한 강성한 국가를 바라는 마음을 가졌기에 다윗도 이러한 행동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스라엘 전체가 그 대가를 치르는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다윗은 먼저 자신의 죄를 깨닫고 괴로워하며 사람이 아닌 주님의 손에 나라의 운명을 맡깁니다. 그리고 고통 받는 백성을 대신해서 진심으로 자신이 벌을 받기를 청합니다. 이러한 다윗의 모습을 통하여 하느님의 진노는 자비로 변합니다. 서양 속담 중에 “하느님께서는 한쪽 문을 닫으실 때 다른 쪽 문은 열어 두신다.”라는 아름다운 말이 있습니다. 주님께서 고난 중에 열어 놓으신 문을 보게 되는 이는, 자신의 나약함과 죄를 온전히 고백하며 오직 주님의 자비에 희망을 두는 사람입니다. 다윗이 바로 그러한 사람이었습니다.
ㅡ최대환 세례자 요한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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